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습관

그대보다 더욱 그대로

오리지널

습관

난 있는 그대로 있을 수 없어
내가 올바른 게 아니니까
나는 그대로 있을 수 없어
나누는 말들이 다르니까

날에 점을 찍어 하얗게 지새고
내 반의(半意)가 당신의 말이 되길 지켜보면
꼭 내가 하고픈 이야기 같아서
얼빠진 얼굴로 그렇다 답했지

내가 칠한 색은 조금씩 바래도
기억들은 물조차 빠지지를 않았어서
꼭 나를 비춘 거울 같으니
아주 당연히 싫어했지 아

당신은 잘 지내고 있나요
건강하신가요, 행복하신가요
저는 아직 살아있어요
살아있어요
나를 이룬 것을 껴안고 살아있어요

잡색으로 변한 기억이 뱃속이 되고
무지할 수록 자유로운 짐승이 되고
창백하게 변한 생각이 생떼를 부려
알면 알 수록 번거로운 지혜가 생겨

깨진 것에 베인 곳부터 내가 흘러
젖은 손바닥이 차갑게 식어
낯빛이 조금씩 사색이 되면서
아직 살 날이 많구나 되새겼어

깨달은 것 하나 없이도 날이 흘러
모두가 이를 들어내면서도
햇빛이 사근히 온기가 되면서
나는 사람이로구나 착각했어

잘 지내고 있나요
건강하신가요, 행복하신가요
저는 아직 살아있어요
살아있어요 살아있어요

LETTUCE / LEMITAS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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